'독서 & 시'에 해당되는 글 6건

  1. 2014.11.24 검색하다가 알게된 영어원서 도서관!!
  2. 2010.12.08 내가 만든 꽃다발
  3. 2010.10.28 초가을 새벽에 -이규보
  4. 2008.03.30 간이역에서
  5. 2007.12.31 눈오는 날엔 - 서정윤
  6. 2007.12.31 낮은 꿈을 들고서

검색하다가 알게된 영어원서 도서관!!

|

검색하다가 알게된 영어원서 도서관!! 

http://www.englishow.co.kr

다양하고 많은 자료가 있다.

꾸준히 노력한다면 이룰수 있을 것이다.

세상에 쉬운일은 없다, 그렇다고 안되는 일도 없다.







And

내가 만든 꽃다발

|

내가 만든 꽃다발

 - 삐에르 드 롱사드

 활짝 핀 꽃을  꺾어서
꽃다발을 바칩니다.

이 저녁 꺾지 않으면
내일이면 시들 이 꽃들을
그대는 이걸 보고 느끼겠지요.

아름다움은 머지않아 모두 시들고
꽃과 같이 순간에 죽으리라고....

그대여,
세월은 갑니다, 세월은 갑니다.

아니, 세월이 아니라 우리가 갑니다.
그리고 곧 묘비 아래 눕습니다.

우리 속삭이는 사랑도 죽은 뒤에는
아무것도 아니랍니다.

나에게 사랑을 주세요.

그대 살아있는 아름다운 동안에.....
=============================================================
2001년, 김세원 낭독 버전의 내가만든 꽃다발 꼭 들어보기를 권합니다.

And

초가을 새벽에 -이규보

|

초가을 새벽에

-이규보


시인은 본래 느낌이 많아

나뭇잎 하나 져도 가을인가 놀라네.

비록 더위가 남아 있다곤 하지만

새벽이면 두꺼운 갖옷 생각이 나네.

어제만도 남쪽 시내에 목욕하면서

갈매기처럼 둥둥 떠서 헤엄도 쳤었지.

오늘 아침 새파란 냇물을 보매

벌써 그 맑은 물 보기만 해도 오슬오슬해.

시절은 날마다 조금씩 달라지고

흘는 세월은 머물지 않고 지나가네.

내일은 이미 오늘이 아니니

검은 머리가 흰 머리로 변해 가네.

우리 인생은 잠깐 하는 타향살이 같아

백 년을 가다 보면 그만 끝나려 하네.

어찌하여 쥐구멍 속에서 망설이는 쥐처럼

거취를 일찍 헤아리지 못하고

한 치 조그마한 가슴에

끝없는 근심을 가득 채우고 있는지.

본디 가진 뜻을 이루려 노력하여

용감히 공후(公侯)의 자리를 따 내거나

아니면 벼슬 따윈 하지 말고

힘써 논밭을 갈고 추수하여

해마다 백 섬을 술을 담근다면

한평생 술지게미 언덕에서 늙어 가리라.

죽어서는 소나무 밑 흙이 되나니

귀했거나 천했거나 마찬가지라네.

And

간이역에서

|

요즘은 Tefal 전기 주전자에 물을 끓여 차를 마신다.

문득, 옛날 난로에 물 끓여서 차를 마시던 시절이 생각난다.

난로위에서는 황금색 주전자가 연기를 내뿜고, 장작타는 소리가 찌글찌글 들리는 그런 곳에서

손시려워 손을 감싸고 호호 불면서

차를 마시고 싶어진다.

그러다 약 10년전 좋아서 저장해 놓았던 작자를 알수 없는

글귀를 적어본다.

=================================================================================

눈이 싸락싸락 내리는 날


나는 친구와 함께 간이역에서 서있었다.


오버 깃을 세워도 추운 이 겨울


하나의 원통형의 난로에선 무료한 시간이 찌찍 찌직 타오르고


우리는 약속이나 한 듯 아무런 생각도 없이



눈 내리는 창 밖만 내다보고 있었다.

가끔 양은 주전자에서 엽차 끓는 소리가 나고


우리가 버린 추억들이 곱게 접혀


유리창에 하얗게 성애로 피어오르고


친구와 나는 차가 올 때까지


아무런 말도 없이 창 밖만 내다보고 있었다.


이야기가 없어도 좋은 날에


그저 눈 내리는 풍경과 톱밥 타는 소리


그리고 가끔 주전자 뚜껑이 덜컹거리거나 푸푸 강물이 숨쉬는 소리


우리는 그러한 자연의 소리를 귀담아 들으며


오래오래 말도 없이 서 있었다.


겨울은 자꾸만 길어지고 그 길어진 통로를 비집고


간간 낭만과 꿈을 내려 주는 눈을 바라보면서


기차가 섰다 가도 나는 그대로 서 있었다.


친구도 떠나고 아무도 없는 텅 빈 간이역


깨끗하고 순결한 눈 속에서 나는

더욱 맑아진 눈 내리는 소리와 주전자의 물 끓는 소리


그리고 하얗게 익어 가는 한 장의 추억을 보고 있었다.

 

And

눈오는 날엔 - 서정윤

|
눈이 와서 그런지 수년전 서정윤님의 시집을 읽고 기억하고 있던
시들이 어렴풋하게 떠올라 찾아 보았다.

====================================================




눈오는 날에
아이들이 지나간 운동장에 서면
나뭇가지에 얹히지도 못한 눈들이
더러는 다시 하늘로 가고
더러는 내 발에 밟히고 있다.
 
날리는 눈에 기대를 걸어보아도, 결국
어디에선가 한 방울 눈물로서
누군가의 가슴에
인생의 허점을 심어주겠지만
우리들이 우리들의 외로움을
불편해할 쯤이면
멀리서 반가운 친구라도 왔으면 좋겠다.
 
날개라도, 눈처럼 연약한
날개라도 가지고 태어났었다면
우연도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만남을 위해
녹아지며 날아보리라만
누군가의 머리속에 남는다는 것
오래오래 기억해주기를 바라는 것조차
한갓 인간의 욕심이었다는 것을
눈물로 알게 되리라.
 
어디 다른 길이 보일지라도
스스로의 표정을 고집함은
그리 오래지 않을 나의 삶을
보다 '나'답게 살고 싶음이고
마지막에 한번쯤 돌아보고 싶음이다.
 
내가 용납할 수 없는 그 누구도
나름대로는 열심히 살아갈 것이고
나에게 '나' 이상을 요구하는
사람이 부담스러운 것만큼
그도 나를 아쉬워할 것이다.
 
보지 말아야 할 것은
보지 않으며 살아야 하고
분노하여야 할 곳에서는
눈물로 흥분하여야겠지만
나조차 용서할 수 없는 알량한
양면성이 더욱 비참해진다.
 
나를 가장 사랑하는 '나' 조차
허상일 수 있고
눈물로 녹아 없어질 수 있는
진실일 수 있다.
 
누구나 쓰고 있는 자신의 탈을
깨뜨릴 수 없는 것이라는 걸
서서히 깨달아 갈 즈음
고개를 들고 하늘을 볼 뿐이다.
 
하늘 가득 흩어지는 얼굴.
눈이 내리면 만나보리라.
 
마지막을 조용히 보낼 수 있는 용기와
웃으며 이길 수 있는 가슴 아픔을
품고 있는 사람을
만날 수 있으리라, 눈오는 날엔.
 
헤어짐도 만남처럼 가상이라면
내 속의 그 누구라도 불러보고 싶다.
 
눈이 내리면 만나보리라
 
눈이 그치면,
눈이 그치면 만나보리라.
And

낮은 꿈을 들고서

|

낮은 꿈을 들고서

                      서정윤



낮은 꿈을 들고서 강가에 서서
구르는 자갈처럼 치이다 보면

한 끼의 굶주림이 주는 의미를
헌 철학 노트에선 찾을 수 없고

내, 꿈꾸어오던 구름이 아닌
요깃거리를 위해
허둥대다 보면
낮은 꿈은 더 낮은 꿈이 되어
나의 얼굴 눈물빛 지우고 있다.

어디로든 떠나고 , 떠나야 한다.
응어리진 설움을 삭일 때까지
낮은 꿈을 지우며.
더 낮은 꿈을 강물에 띄우며
나에게서 너무 멀리 있는 꿈,

이제는 잊으며 살아야 한다.

And
prev | 1 | next